- 공지영 산문집 - 중에서
우리는 나이 들수록 의문을 품지 않고 질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배운 삶의 가치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렇게 되면, 어느 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 된다. 절대적이고 당연한 가치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네가 온전히 너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와 네가 사는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기 위해서 말이다. (P64)
물론 우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덜 잔인하고 덜 혼란스럽고 덜 불공정한 곳으로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을 상상 속의 낙원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순히 그런 황금시대가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지상의 낙원을 건설하려는 시도는 그 뜻이 아무리 좋다 해도 결국 공산주의와 전체주의 같은 비극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그런 시도가 낙원이 아니라 지옥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전적으로 비현실적인 개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결국 무엇을 하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순적인 속성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일이라면 지구라는 조그마한 행성을 함께 나눠 쓰고 있는 다른 인간과 생물에게 최소한의 피해를 주며 살아가는 것이다. (P69)
주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하게 해 주시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P137)
희망과 소망을 혼동하지 말자. 우리는 온갖 종류의 수천 가지 소망을 가질 수 있지만 희망은 단 하나뿐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제 시간에 오길 바라고, 시험에 합격하기를 바라며 르완다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소망한다. 이것이 개개인의 소망들이다.
희망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것은 삶의 의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만약 삶이 아무런 목적지도 없고, 그저 곧 썩어질 육신을 땅 속으로 인도할 뿐이라면 살아서 무엇 하겠는가 ? 희망이란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P146)
희망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것은 삶의 의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만약 삶이 아무런 목적지도 없고, 그저 곧 썩어질 육신을 땅 속으로 인도할 뿐이라면 살아서 무엇 하겠는가 ? 희망이란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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